향기의 힘 <로베르트 뮐러-그뤼노브>

스엠 2024. 3. 24. 00:27

 

케렌시아(Querencia) 스페인어로 안식처를 뜻하는 말이다. 

대학교 계절학기를 들으면서 나온 글쓰기 주제 중 하나가 나의 케렌시아에 대한 것이었다. 

그때도 그랬고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고 아직까지도 나의 케렌시아는 냄새와 걷기이다.

걸으면서 코 안속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세계는 내 안에 잠들고 있던 감정과 추억을 꺼내온다. 

이러한 생각때문인가. 서점에서 메인 가판대에 있지 않고 수많은 책꽂이와 책속에서 겨우 보일만큼의 책의 크기와 글씨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들어왔다. 

 

책의 저자는 향기 콘셉트와 향 공학 분야의 개척자 답게, 근본적으로 향기와 인간의 관계부터, 이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마케팅 효과를 입증하기까지 다양한 예시와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알면 재밌는 상식들도 많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몇개 기억에 남는 것을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 인간의 콧구멍은 2개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쪽모두 후각에 사용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에 따르면 인간은 인류가 왼쪽 코와, 오른쪽 코 사용자로 나뉜다는 사실이다.
    보통 주로 사용하는 쪽의 코를 하루에 80%동안 사용하고 휴식기에 들어가면 반대쪽 코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 후각의 심리학에 의하면 페퍼민트향을 하루에 3 ~4회 정도 맡으면 단것과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줄어든다고 한다.
  • 이성 사이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향은 비슷하기보다는 서로 체질이 달라서 다른 체취가 날수록 더 끌리게 되어있다. 
  • 여성 눈물의 냄새는 오히려 남성의 성적 욕구를 떨어트린다.

이 외에도 향기의 역사와,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유명했던 12가지의 향수, 향수의 원액을 만드는 방법 등이 쓰여 있다. 

 

교보문고를 자주 가는 사람들은 알것이다.

교보문고를 들어가자 마자 특유의 향기가 나면서 기분이 전환되는 그러한 경험을 한번쯤은 해봤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내일 다시 교보문고를 들리게 될텐데 서점의 가는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난 기분이다.

교보문고의 향기의 목적은 무엇일까. 향의 노트는 어떤것일까 분석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24년 들어서 회사의 사무실을 이사하게 되었는데, 직장 동료들이 하나같이 전부 예전 사무실보다 삭막하다는 의견을 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층고의 변화, 조명의 변화, 자리의 배치도, 너무나 바빴던 프로젝트로 인한 실질적인 분위기 저하 같은 것 뿐만이라 생각했는데, 건물을 들어설때 나는 향기와 사무실에 들어왔을때 나는 향기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비록 HR팀은 아니지만 한번 건의를 해서 이전 사무실과 비슷한 향을 가져와 배치하면 과연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까 궁금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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