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교수님>

스엠 2024. 2. 5. 00:00

 

개인적으로 youtube 채널 셜록현준으로 알게 되었고, 내용 또한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나중에 한번 책으로도 꼭 뵈어야지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책을 읽는데 youtube에서 말씀하시는 말투와 책의 말투가 똑같이 느껴져셔 마치 유투브를 듣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유현준 교수님의 유투브를 좋아하던 이유는 건축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독자 혹은 청자들한테 전해지는 정보의 질과 분야는 결고 프레임안에 갇혀 있지 않고 굉장히 폭넓게 그리고 복합적이게 전달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책을 여는 글의 제목이 건축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기후, 문화, 변종"이다.

서양과 동양의 기후 차이로 인해서, 서양은 밀을 동양은 쌀을 재배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와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또한 양쪽 지대의 강수량의 차이로 서양은 강수량이 적어 토지가 단단해 돌로 쌓은 벽을 건축하는 문화가 일찍이 자리잡았고 동양은 반대로 강수량이 많아서 가벼운 목재를 써서 벽을 만들고 채륜이 발명한 종이로 인해서 서양보다 창문의 크기 및 개수 또한 많고 커서 안과 밖이 소통하는 문화가 더 많이 발달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초기 건축 문화는 곧 건축물을 밖에서 바라보았을때 느끼게 하는 감정과 안에서 밖을 바라볼때 느끼는 감정 중 어느 한 곳에 치중을 둘 것이냐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익히 알듯 서양권은 밖에서 보여지는 미() 즉 건축물의 대칭과 웅장함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동양권은 안과 밖 즉 건축물과 자연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관습이 매겨지게 되었다. 

 

이렇게 기원의 영향 말고도 재료의 발견, 기술의 발전, 문화의 이종 교배 등등 건축은 인간의 역사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책에서는 어쩌면 순수한 건축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교수님의 견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사전, 기반 지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책은 시간의 흐름대로 당시에 나타날 수 밖에 없었던 건축의 문화, 그 후에는 변화와 융합을 시도하려고 하는 과도기적 시대, 그리고 더나아가 국제주의식으로 점철되어 있는 현재와 공간이라는 물리적인 특성을 넘어선 가상의 공간까지 여행을 하게 된다. 

 

결국 삼라만상 하나로 귀결된다고 하던가. 어떠한 분야라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주위의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되는 건지, 아니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발을 굴려야 하는건지, 언제나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 존경심이 느껴질 따름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닫는 글에서 나온 다음의 글귀다.

"모든 창조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의 불완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여담으로 언젠가 친구랑 어떤게 좋은 책인가 에서 대해서 이야기를 짧게 나눈적이 있다.

그 중에 합의되어 도출된 결론은 2가지 였는데, 첫번째는 마음이 흔들렸냐, 두번째가 저자가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얼마나 좋고 많은 양의 증거를 가져왔는가? 였다.

"공간이 만든 공간"은 두번째에 해당하는 책으로써 꽤나 흡족하게 읽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