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장소<이-투 푸안>

스엠 2024. 2. 25. 01:11

 

<공간이 만든 공간>에서 장소와 공간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 보았다면, 

<공간과 장소>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사람이 공간을 어떻게 영유하게 되는지에 대한 책이다.

 

"공간"이라는 뜻을 정확히 한다면, 어떤 물질 또는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장소이다.

"장소"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 이다. 

뜻에서부터 공간의 의미 안에 장소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풀어쓰자면, 공간은 물리적으로 실재할 수 있는 것이고, 장소는 의식, 애착, 감정 등이 더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각 장의 제목들을 보듯 사람을 기준으로 어떤 감정을 가지면 공간에 의미가 더해지는 지에 대하여 주로 서술한다.

1.서론: 공간에 가치를 부여하면 그곳은 장소가 된다.

2. 우리가 공간을 느끼는 두가지 감정: 광활함과 과밀함

3. 애틋하고도 친밀한 장소들, 그곳에서의 애틋한 경험

4. 깊숙하면서도 고요한 애착의 장소 고향

5.인간이 만든 공간은 우리의 감정을 살아나게 한다.

6.공간은 우리의 신체와 인간관계에 따라 구분된다.

7.우리의 몸과 오감은 공간과 장소를 어떻게 경험할까.

..생략..

 

개인적으로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기 전에, 

제일 마지막 장인 14장을 읽고서 처음부터 진행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순서대로 읽어가기만 한다면,

작가가 가지고 있는 공간과 장소의 개념 그리고 공간 -> 경험 -> 장소가 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 책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14장에서야 책을 읽고 독자가 어떻게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드러나 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인문학적인 작업에 발맞추어 우리 인식에 더 큰 부담을 안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간략히 쓰자면, 

책에서 머나먼 과거에는 건축물을 지을때 마을내의 모든 사람들이 동원되어 공간이 장소가 되는 과정이 쉽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어쩌면 현대인들 보다 과거인들이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인식이 높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를 비교해보면 어떨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든, 근무를 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이든 우리가 직접 손을 써서 만든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기능성과 단순함을 원칙으로 하는 모더니즘 건축 양식이 유행을 하면서, 장소보단 말 그대로 공간만을 도출하는 시대가 되었다.

자본주의의 획일화된 과정속에서 다양성과 경험의 본질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시대의 과제 중 하나가 아닐지 싶다.

이-투 푸안은 책을 읽고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생각을 해줬으면 바라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발전해 나가는데 기술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시간이 흘러갈 수록 변화의 시기가 빨라지며, 새로운 문화가 우리의 곁으로 받아들여지는 난이도가 쉬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변화마저 특정 부류에게 독점적으로 이끌어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비단 공간과 장소에 대한 인식의 짐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서도 똑같이 인식의 짐을 늘려가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