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6)

스엠 2022. 10. 13. 22:41

지은이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옮김이 강영욱 

3부 무엇이 자본주의의 판도를 움직이는가?

6장 다시 찾아온 금융위기

01금융 위기의 예고편

-위기의 10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는 사건이 있다. 

2016년 6월 13일이 바로 이런 날이었다. 

일간지  경제 및 금융 섹션에 독일연방공화국 사상 최초로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한마디로 독일에 돈을 빌려주면 손해를 본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면 과거로 가야 한다. 

20년전 이 무렵, 독일의 국채 수익률을 마이너스 국면으로 접어들게 한 사건이 있었다. 

90년대는 나름 경제적으로 평온한 시기처럼 보여졌었다. 하지만 2000년대 광풍처럼 휘몰아 닥칠 위기의 예고편이었을 뿐이었다. 

금융 위기는 시장에 화폐가 과잉 공급된 탓인데, 경제에 화폐가 과잉 공급 되면 무슨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공식이 있다. 

바로 피셔 방정식이다 

 

-화폐가 담긴 양팔저울과 피셔의 방정식

화폐량에 비해 재화량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물가는 상승한다. 

이를 양팔저울로 도식화시키면 더 이해하기 쉽다. 저울의 한쪽 접시에는 화폐가, 다른 한쪽 접시에는 재화가 담겨 있다. 

화폐가 담긴 접시에 화폐를 너무 많이 올려놓으면 접시가 아래로 기울면서, 재화각 담긴 접시가 위로 올라간다. 쉽게 말해 물가가 상승한다. 

이 아이디어는 이론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한가지 가다듬을 것이 있다. 

바로 재화의 가치이다. 예를 들어 100원 짜리 물이 5병 있으면 반대쪽 저울에는 500원의 화폐가 있으면 된다. 

이때 화폐가 담긴 접시에 화폐를 더 집어 넣는다. 이렇게 되었을때 재화를 담긴 접시는 위로 올라간다. 이렇게 되었을때 물병의 가격이 물가 상승으로 인해 125원이 되면 저울은 다시 평형을 되찾게 된다. 

이렇게 양팔의 저울을 통해 화폐 수량이 증가하면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화폐의 주인이 바뀌는 속도까지 염두에 두면 피셔 방정식을 구할수 있다. 

피셔 방정식이란  "화폐량 x 유통속도"="실질 GNP x 가격 수주(개별 재화나 용역 가격의 높고 낮은 정도)"이다

가령 25유로짜리 와인이 있고 유통속도가 2라 가정해보자 .

이 공식에 따르면 "25유로 * 2" = "10병 * 단가 5유로"이면 등식이 만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좌변과 우변이 같으면 국가의 통화 시스템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방정식에서 한변에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방정식을 통해 화폐량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를 유추할 수 있다. 

이 피셔 방정식의 계산 결과로 평가하면 지난 10여년은 위기의 시대였다. 

 

-교환 방정식의 의문점

이처럼 고전적 화폐 수량설에서는 통화량이 지나치게 많고 재화가 적은 경우를 간단한 공식으로 설명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의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통화량이 증가해도 생산과 고용이 증대되어 재화가 늘어나면 양팔의 저울은 균형이 다시 잡히기 마련이다. 

이는 화폐를 많이 발행한 결과로 물가가 상승한 것이 아니라 생산,고용이 증가 된 것으로 경제적으로는 최적의 상황을 맞이 한 것이다. 

화폐량 증가에 대한 효과를 두고 케인스주의자들과 밀턴 프리드먼을 위시한 통화주의자들의 읜견 충돌이 일어난다.

케인스 학파는 통화량이 증가되면 국민들의 수중에 돈이 더 많이 들어가고, 이 돈이 은행으로, 은행의 돈이 대출로써 다시 기업으로 순환하면서 경기는 활기를 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장에 몇가지 의문점이 있다. 

생산자 들은 왜 물가를 올리지 않는가?

투자가 잘못된 방향을 가면 어떻게 될 것 인가?

조금이라도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는 생산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인가?등등

반면 밀턴 프리드먼은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만 상승시킨다고 했다.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되고 지난 수십 년간 경험했던 인플레이션 변동 추이를 분석하면 충분히 타당성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밀턴 프리드먼의 이론에서 한가지 오류가 발견됬다.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만큼 심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체 어느 편의 주장이 올다고 해야 할까? 혼란스러울 것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통화량은 급증했다. 독일, 일본, 프랑스 같은 곳도 이시기에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생각한 것 만큼 심각하지 않았고, 심각하지 않았더라도 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조차 없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02대규모 현금 소진 사태

-세기 말 예고 없는 주가 폭락

1997년 3월 10일 독일 증시에는 노이터 마르크트(Neuer Markt)라는 첨단 기술 시장이 발족했다. 

이 시장은 기하 급수적으로 커졌다가 2000년 3월 10일 거래 금액 2342억 5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대성공을 하나 싶었지만

몇일 이내 주식 시세는 급락하고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독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새천년을 맞이도 2년도 채 되지 않아 첫 번째 금융위기가 터진 것 이다.

 

-금융 위기를 부른 마법의 주문 

여기서 마무리 되지 않고 2008년에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하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났다. 

그리고 이로 인해 2009년 그리스 디폴트가 선언된다. 

화폐 수량설을 지지자들은 이 3가지 문제에서 공통점을 찾아낸다. 

바로 마법의 주문 자산 인플레이션(asset price inflation)이었다.

피셔의 방정식은  금융자산은 계산하지 않고 실질 재화만 취급하였다. 

피셔의 방정식에 따라 화폐량이 증가되면 물가가 상승한다.

하지만 통화량이 증가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재화가 아닌 금융자산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첫째는 통화량이 증가했는데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2015년까지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호황기가 아니라도 자본시장 경기가 활성화되고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 주장대로라면 경기가 좋기 때문에 주가각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잉여 자금이 재화 시장이 아닌 금융시장으로 들어가서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부른 스페인 금융 위기

자산 인플레이션 이론이 무엇이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1999년 유로존 회원국으로 입회하면서 굉장히 안정적인 국가로 자리잡았고 곧 스페인 투자 시장으로 돈이 엄청나게 몰려들었다. 

해외에서 스페인으로 저금리 자본이 유입되면서 부동산 시세는 급등했다.

부동산 시체 차익을 노린 사람들로 인해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결과,  부동산 시세가 폭락하면서 자산도 붕괴하고 말았다.

스페인과 서브프라임 사건의 공통점은

경제에 통화가 대량으로 투입되었으나, 해당 국가의 보행자 구역(자본재, 생산부문)이 아니라 주식, 채권, 리스크가 큰 부동산과 같은 기타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거품이 꺼지면 중앙은행은 저금리 자본과 전쟁을 선포할 수 밖에 없다. 

자본 시장만 커져서 물가는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도 없다면 굳이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런데 왜 국가는 중앙은행에 기대는 걸까?

 

03금융정책의 새로운 강자

-중앙은행에 짐을 떠넘겨온 정치인들

현재 세계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세계 경제시스템에 생긴 균열을 돈으로 막을려는 똑같은 장난을 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부채 위기, 부동산 위기, 통화 위기, 수요 붕괴 등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중앙은행이 개입하여 구제 정책을 수립했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인 화폐를 발행하였고 이를 양적완화라 표현하였다. 

이는 사실 국가의 부채를 은행권과 교환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다.

한마디로 중앙은행이 국가의 부채를 사들이는 셈이다.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이 금융 부문의 안정과 불황 및 디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보다 위험하다고 평가한다. 

인플레이션은 돈줄의 죄면(양적긴축)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통화를 추가로 투입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며 화폐수량설을 적극 지지한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은 금융정책으로 해결할수 없기 때문에 겁을 낸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경기 안정화 및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항상 화폐량을 증가 시킨다. 

그런데 지금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는 어떠했는가?

실패에 가깝다.

양적완화 후 금리는 곤두박질쳤고 일부 국가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럼 양적완화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되었을까?

 

-잘못 날아간 총알, 양적 완화 정책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양적 완화 정책은 이론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통한다"며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론적 오류가 있는데 현실에서는 오류가 없을까?

통화 과잉공급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관해 몇 가지 이론이 있다.

금리 인하는 한편으로는 투자 활동을 활성화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촉진시켜 수출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물론 통화 과잉공급은 인플레이션율을 상승시켜 디플레이션의 유령 또한 몰아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화폐수량설이 환영 받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관환 대부분의 연구에서 양적완화 정책은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안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갑자기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이 될 수 있을 뿐,

장기적인 해결 방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04국가 부채 폐기물 리사이클링

-중앙은행의 사업운용 방식

유럽중앙은행의 자산 매입프로그램인 EAPP는 괴물이라 불린다. 

2017년 4월 부터 600억 유로를, 그전까지는 매달 800억을 유로를 먹어치웠다. 

국채를 특히 좋아하는 EAPP가 이태껏 사들인 양을 유가증권으로 환산하면 2조 유로를 훌쩍 넘긴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러한 행위를 양적완화라 불렀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대량을 사들이면 결국 국가의 부채를 인수하여 관리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또 결국 국가의 부채와 현금을 교환하는 하나의 꼼수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국가의 부채를 처리하기 위한 통화 부양이라고 하며 쉽게 말해 화폐 발행량을 늘려 국가의 부채를 운용하는 속임수다.

잠시 중앙은행의 사업 운용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채권을 판매하고, 시중은행은 유럽연합 회원국의 돈을 빌려준 대가로 채권을 매입한다. 

국가의 부채는 국가가 지불능력을 상실한 가능성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시중은행은 리스크가 큰 부채(국채) 대신 은행권(중앙은행 채권)을 택하는 것이다. 

은행권을 보유하면 국가에 추가로 대출해줄 수 있고 그 대가로 신규 채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론 문제 없어 보이지만 해당 국가에 채무상환 능력이나 의지가 없어서 채권에 문제가 생기면, 중앙은행의 장부에는 '국가 부채 폐기'라고 쓰인다. 이 모든 과정을 '국가 부채 폐기 리사이클링'이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은 은행과 국가 둘의 입장에서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현재 유럽중앙은행이 국가 재정의 건실화를 추구하는 대신 대량으로 화폐를 발행하면 결국은 순진한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이다.  어떠한 손해를 입게 될지 뒷부분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지난 10년간 금융정책 결산

2000년대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동시에 걱정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과잉 공급하여 자본시장 시세와 금융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유령이 돌고 있다.

정치인들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해 지출 위주의 정책을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화폐수량설과 '복지는 화폐 발행이 아니라 노동을 탄생한다'는 국민 경제학을 바탕으로 노동 시장, 사회 및 조세 제도, 국가 기구에 건실한 재정과 회생조치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 투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처럼 혼란스런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질문을 하기 전에 소시민의 삶을 들여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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