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옮김이 강영욱
4부 어떻게 인플레이션의 흐름에 올라탈 것인가?
8장 제로 금리, 제로 수익
01제로 금리 시대의 도래
-이자와 윤리의 그늘
과거에 마르크스 사회주의자의 마르크스, 중세시대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 기독교, 유대교는 이자가 부당한 것이라고 이자를 금지하는 법을 재정하거나 이자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토록 이자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던 주제다.
이자를 받는 행위가 비윤리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자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때 우리는 세계 역사상 단 한 번뿐인 실험의 증인이되었다.
-왜 지난 수십 년간 금리는 급격히 떨어졌을까?
지난 수십 년간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벤 버냉키의 글로벌 저축 과잉을 꼽았다.
버냉키는 세계 자본시장에서 중국이 자본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 모드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 자본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금리는 떨어졌다는 것이다.
두번째 원인은 '구조적 장기 침체'에 있다고 보았다.
세계 경제의 생산성과 혁신력이 줄어들면서 세계 경제가 마비되어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에 투자자본 수요가 감소했고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경제 위기, 2007년 부동산 위기, 유로 위기등 2000년대에 발생한 금융 위기도 금리 하락에 일조했다.
02삐걱거리는 연금 제도
-저금리 고위험
저금리로 인해 대출 받지 않아야할 형편의 사람들도 쉽게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개인 파산 상태에 내몰리고 은행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개인 채무 위기로 번질 위기에 처했다.
또한 은행에 저축을해도 이자는 적었으므로 예금자들은 리스크가 더 크지만 수익이 높은 다른 형태의 투자 상품에 몰리거나 아예 저축을 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저금리로 몸살을 앓는 생명보험
오랫동안 생명보험은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의 이자 수익을 보장했다.
금리가 6% 였던 과거에는 생명보험의 이자 수익이 3 ~ 4%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이르러 금리가 하락하면서 더 이상 한때 고객에게 약속했던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은 고금리를 보장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유가증권을 전환하거나 재평가를 했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수법은 오래가지 못했고 신규 가입자들의 이자는 계속 하락하였다.
신규 고객에 보장할 금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과거 고금리로 생명보험을 들었던 사람들의 이자는 고금리 상태 그대로였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 업계에 기존의 보장 금리를 재무제표에 반영시킬 것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1 / 3이상의 생명보험이 재정난에 빠지게 되었다.
만약 기존 가입자들이 이자를 보장받지 못해 해지를 하기만 해도 큰 사회적 파장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상황이다.
비단 생명보험 뿐만 아니라 노령 연금 및 사회 보험 공단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03직장 연금의 종말
-노후 위기 시대
금리가 높을수록 기업은 추후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에 해당하는 충당금을 적게 예치해도 되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가 높으면 자본을 적게 투입해도 이자 수익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직원에게 지급해야하는 연금을 어렵지 않게 충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직장 연금도 저금리 현상으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기업은 이전보다 높은 예치금을 충당해야 했고 이는 수익과 자지 자본 비율이 떨어지게 만들었다.
민영 건강보험, 연금, 주택청약 부금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모두 저금리로 인해서 수십년간 해왔던 수익 모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은행을 지탱해온 3:6:3 법칙
과거에는 고객이 금융상품에 저축을 하면 고객은 은행으로부터 3%이자를 받았다.
은행은 고객의 예치금을 가지고 6%이자의 대출을 진행하였다.
은행은 6% - 3%인 3%의 차익을 수익으로 올리면서 경영을 해왔다.
-금리 인상이 미치는 여파
하지만 은행의 3:6:3의 법칙은 저금리로 인해서 문제가 생겼다.
이처럼 저금리는 각종 기관과 업계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금리 인상을 반드시 해야했다.
그런데 금리 인상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첫째,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시세가 하락한다.
그리고 은행에서 이러한 채권에 너무 많이 투자하면 채권 시세, 즉 투자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고 심지어 지불 불능의 사태에 빠지지는 않더라도 재무제표상으로는 은행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
둘째, 금리가 인상되면 3:6:3 원칙이 흔들린다.
은행은 단기 예금 고객에게 3%의 금리를 지급하고 이 돈을 다른 고객에게 6%의 이자를 받고 대출해 왔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단기 예금에 대한 이자를 6%로 인상시켜야 하지만, 6% 장기 대출 금리에는 금리 변동이 없어
지속적으로 6%의 이자 수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6: 6: 0의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다.